▲ 연구 결과를 종합적으로 나타낸 모식도로 간에서 P53 혹은 히포 신호가 세포 내 결여돼 있을 경우 TGF 신호의 암 억제 기능은 약화된다. 반면 스네일 유전자 발현 증가를 통한 TGF 신호의 종양생성 효과는 극대화돼 간암이 발생하게 된다.
[아이팜뉴스] 대표적 간암 위험군인 간경화 환자에게서 간암을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조무제)은 22일 노원상, 한광협 교수(연세대) 연구팀이 간경화가 진행된 간에서 활성화돼 있는 티지에프-베타(TGF-β) 신호가 간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간경화는 지속적인 간 손상이 일어나면 염증과 함께 간에 섬유화가 유발되는데, 간 섬유화가 더욱 심화되고 간 기능이 소실되는 단계에 이르면 간경화라고 한다. TGF-β는 세포와 조직의 기능을 조절하는 신호로, 암 발생 후기 시점에 암세포의 조직침투와 전이를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간경화 환자에게서 5년 내에 간암이 발생하는 비율은 10~30%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TGF-β 신호는 간경화를 일으키는 주요 인자로 알려져 있으며, 간경화 환자에게서 대부분 활성화돼 있다.
기존 연구에서 TGF-β 신호는 암 발생 초기에 암 억제 기능을 해 종양 초기단계에서는 비활성화 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암 발생 후기에는 활성화돼 암세포의 조직침투 및 전이능력을 향상시켜 준다.
연구팀은 기존에 알려진 바와 달리, 활성화된 TGF-β 신호가 암 발생 초기부터 간암 생성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증명해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종양 발생 초기시점부터 TGF-β 신호는 활성화돼 스네일(Snail) 유전자*의 발현을 유도하고, 이로 인해 증가된 스네일 단백질은 간세포의 종양 세포화를 유도하며 세포의 성장을 증식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유전자조작 기법으로 P53*과 히포(Hippo) 신호 기능이 결여된 간암 발생 생쥐 모델을 제작했고, TGF-β의 신호경로를 차단하거나 스네일 발현을 억제했을 때 간암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연구팀은 암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간암조직 유전자발현 패턴을 분석하고 인간 간암세포의 조직배양 실험을 통해 생쥐 모델에서 발견된 TGF-β와 스네일 유전자의 종양유발 효과가 인간의 간암에도 적용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노원상 교수는 “이 연구는 TGF-β 신호경로가 특정 유전적 환경의 간에서 어떻게 종양생성을 유도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며 “향후 TGF-β나 스네일 유전자를 표적해서 간암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임상 적용이 기대된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소화기학 및 간장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소화기학(Gastroenterology) 7월 20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