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제공=인터엠디)
[아이팜뉴스] 보건복지부가 병원 내 의사보조인력(Physician Assistant, PA) 문제를 전문간호사 제도와 연계해 해결해 나가기로 방향을 잡고, 이달 중 이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한 가운데 2만7000명 의사들이 활동하고 있는 의사 전용 지식·정보 공유 커뮤니티 인터엠디에서 PA 법제화 관련 의견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23일 공개했다.
정부가 사실상 법의 테두리 밖에서 음성적으로 이뤄져왔던 PA업무를 제도권 안으로 편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인데, 이와 관련해 의사들의 생각을 물은 것이다. 11월 10일부터 12일까지 7개 문항으로 진행된 이번 설문조사에는 998명의 의사 회원이 참여했으며,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1.59%를 보인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PA 법제화의 찬반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73.1%가 ‘반대한다’, 26.9%가 ‘찬성한다’로 응답했다. 상급병원이나 비인기과의 의사 외 다수의 의사들이 반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PA 법제화를 반대하는 경우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전공의 교육기회 박탈 등 장기적으로 의료 질 저하’(44.7%)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이어 ‘의료사고 발생 시 책임소재 규명 불분명’(35.8%), ‘봉직의 일자리 감소로 의사 간 경쟁 심화’(12.4%), ‘직능 간 갈등 조장’(6.1%), 기타(1.0%) 순으로 응답했다.
의사들은 “의사가 할 일은 의사가 하도록 보장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적절한 교육을 받은 의사를 더 고용하는 방향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의사 보조인력이 생명을 다루는 소명감으로 진료하는 의사들을 대체하게 된다면 장기적으로 의료가 엉뚱한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반면 비인기과 입장에서는 폴리, T-tube, 단순 드레싱, CT/MRI 동의서 등의 단순 업무를 합법적으로 맡길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수술 어시스트나 시술·처치와 같은 전문 영역을 침범하지 않도록 명확히 규제해야 한다는 점을 전제했다.
현재 PA 인력이 필요한 이유를 묻는 질문(복수응답)에는 ‘낮은 수가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21.1%), ‘의사를 고용하는 대신 비용 효율성이 높은 인력을 통해 병원의 이익 극대화’(20.7%), ‘병원 진료량 증대, 각종 사업 증가 등 업무의 과중화에 따른 의료 공백 해소’(16.2%), ‘비인기과·비인기지역 인력 부족 문제 해결’(15.2%), ‘전공의 처우개선 등에 따른 인력 부족 문제 해결’(13.8%), 기타(13.0%) 순으로 고르게 응답했다.
PA가 법제화될 경우 PA의 가능 업무 범위에 대한 생각도 물었다. 복수응답으로 진행한 해당 질문에 ‘수술보조’(27.0%), ‘진료보조’(26.7%), ‘수술 전후 환자 교육’(20.4%)이라는 응답이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프로그레스 작성’(6.3%), ‘처치·시술’(6.1%), ‘회진’(4.8%), ‘환자 오더’(4.5%), ‘입원환자 관리’(3.4%)라는 응답도 소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PA 법제화에 앞서 가장 선행돼 해결해야 할 것을 묻는 질문에 의사의 65.5%가 ‘명확한 업무 경계(업무 범위 및 역할) 규명’이라고 응답했고, ‘의료계의 폭넓은 의견 수렴’(17.5%), ‘정부 재정 지원’(11.2%), ‘PA 간호사 교육 강화’(3.8%), 기타(2.0%) 순으로 뒤를 이었다.
다수의 의사들은 PA 법제화보다는 의료수가 정상화를 통해 의사 고용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PA가 양성화되더라도 업무 범위와 역할을 정확히 규명해야 한다는 점에 이견이 없었다.